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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건물 탈출에도 스펙이 필요한가요

기사승인 [1199호] 2019.08.02  06: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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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읽기┃엑시트

최근 다양하게 설정된 방을 여러 가지 아이디어로 탈출하는 ‘방 탈출 게임’과 이를 오프라인에서도 직접 즐길 수 있는 ‘방 탈출 카페’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기존에 알고 있었던 지식들을 총동원하면서 단순하지 않고 뭔가 머리를 쓰면서 하기 때문에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어 <룸 이스케이프>라는 영화가 있을 정도로 여러 영상 콘텐츠의 소재로 사용되기도 한다. 바로 이번에 개봉하는 <엑시트>는 이의 연장선상으로 방보다 스케일이 큰 건물을 탈출한다는 주제로 제작된 영화로 기존 재난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설정으로 관객들을 흥미진진한 세계로 이끌고 있다.

   
감독 : 이상근

출연 : 조정석, 임윤아

대학교 산악 동아리 에이스 출신이지만 졸업 후 몇 년째 취업 실패로 눈칫밥만 먹는 용남(조정석)은 온 가족이 참석한 어머니의 칠순 잔치에서 연회장 직원으로 취업한 동아리 후배 의주(임윤아)를 만난다. 어색한 재회도 잠시, 칠순 잔치가 무르익던 중 의문의 연기가 빌딩에서 피어 오르며 피할 새도 없이 순식간에 도심 전체는 유독가스로 뒤덮여 일대혼란에 휩싸이게 된다. 용남과 의주는 산악 동아리 시절 쌓아 뒀던 모든 체력과 스킬을 동원해 탈출을 향한 기지를 발휘하기 시작한다.

비상구라는 뜻을 갖고 있는 제목답게 <엑시트>는 소방관이나 특수 훈련을 받은 전문 요원이 아닌 평범한 소시민 캐릭터가 무방비 상태에서 재난 상황을 헤쳐 나가는 새로운 재미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무겁고 어두운 대다수의 기존 재난 영화와 달리 대형 쓰레기봉투, 지하철 비치 방독면, 고무장갑, 포장용 박스 테이프 등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소품을 활용해 탈출하는 장면은 긴급한 재난 상황에 대처하는 팁을 조금이나마 배울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기도 한다. 또한 <엑시트>는 기존 한국영화가 안고 있던 고질적인 문제, 즉 후반부로 갈수록 눈물을 쏟게 하는 신파적인 요소와 분노 유발 캐릭터라고 할 수 있는 악역들, 구조만을 기다리고 있는 수동적인 캐릭터들을 한 방에 해결하며 관객들에게 재난의 긴장감과 웃음을 동시에 보여주는 신선한 영화로 다가온다.

그리고 <건축학개론>의 납득이가 연상되는 조정석과 <소녀시대>의 윤아가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코믹 액션을 제대로 소화해낸 이들 콤비는 고공낙하와 클라이밍 등 몸을 사리지 않은 열연을 펼친 결과 관객들에게 시원함을 선사하며 영화에 몰입해서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물론 영화는 영화이기 때문에 극중 등장하는 내용들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에 대한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두 주인공의 짠내나는 생존탈출기는 올 여름 성수기에 개봉하는 한국영화들이 대체로 무겁고 진지한 것과 달리 별다른 생각 없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영화이기에 겨울에 개봉했던 <극한직업>과 비교되고 있다. 여하튼 뭐라도 배워두면 언젠가는 쓸모가 있다는 생활의 진리를 깨닫게 하는 <엑시트>와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한 무더위를 탈출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황보성진 mjmedi@mjmedi.com

<저작권자 © 민족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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