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법론》ㆍ《본병론》의 오시귀(五尸鬼)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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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법론》ㆍ《본병론》의 오시귀(五尸鬼) ①
  • 승인 2019.07.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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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

이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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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기병증과 사상인 질병분류(26)

강유불퇴위(剛柔不退位)의 오시귀(五尸鬼) 개요

시궐(尸厥)은 요망(夭亡), 졸망(卒亡), 폭망(暴亡)하는 질병, 즉 갑자기 발생한 전염병에 의해 갑자기 사망(死亡)하게 되는 질병이다. 짧은 시간 안에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가는 악질(惡疾)이다. 《본병론(소.73)》 9장은 “령인폭망(令人暴亡)”, “령인졸망(令人卒亡)”으로 기록하고 있다. 시궐(尸厥)은 오시귀(五尸鬼)의 감염(感染)으로부터 사망하기까지의 기간이 매우 짧다는 특징을 가진 질환이다. 이는 강유불퇴위(剛柔不退位)의 실사(實邪)가 왕궁(王宮), 즉 상단전(上丹田)을 침범함으로써 신(神)의 공급-시스템을 일시(一時)에 궤멸(潰滅)시키기 때문이다.

《자법론(소.72)》 9장은 “인허즉신유실수위, 사귀신외간, 시치요망(人虛則神游失守位, 使鬼神外干, 是致夭亡)”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일장부족(一臟不足)의 장기(臟氣)가 허약해지면 오장(五臟)의 내부에 갈무리 되어 있던 오신(五神)이 인력(引力)을 벗어나게 되고 이로 인해 외부의 귀신(鬼神)이 침범하게 되어 요절(夭折)하게 된다는 뜻이다. 《본병론(소.73)》 9장은 “인기부족, 천기여허, 인신실수, 신광불취, 사귀간인, 치유요망(人氣不足, 天氣如虛, 人神失守, 神光不聚, 邪鬼干人, 致有夭亡)”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인기부족(人氣不足)에다가 천기여허(天氣如虛)까지 겹치게 되면 오신(五神)이 오장(五臟)에서 분리(分離)되고 사귀(邪鬼)가 침범하게 되어 요절(夭折)하게 된다는 뜻이다.

역려(疫癘)-시귀(尸鬼)는 바이러스(Virus)가 심장(心臟)-상단전(上丹田)을 침범하는 질환이다. 사기는 타킷-오르간을 침범하게 된다. 목명(目瞑)은 사기가 눈을 침범하는 것이며, 이명(耳鳴)은 사기가 귀를 침범하는 것이며, 장명(腸鳴)은 사기가 장(腸)을 침범한 것이다. 역려(疫癘)는 강유불천정(剛柔不遷正)의 허사(虛邪)가 심장(心臟)을 침범하는 질환이며, 시궐(尸厥)은 강유불퇴위(剛柔不退位)의 실사(實邪)가 상단전(上丹田)을 침범하는 질환이다. 역려(疫癘)-시귀(尸鬼)는 모두 졸지에 출현하여 신(神)의 시스템을 순식간에 파괴(破壞)시키는 악질(惡疾)이다. 역려(疫癘)는 심장(心臟)의 시스템을 졸지(猝地)에 붕궤(崩潰)시키는 질환이며, 시귀(尸鬼)는 상단전(上丹田)의 시스템을 일시(一時)에 궤멸(潰滅)시키는 질병이다.

 

시귀(尸鬼)의 종류와 역려(疫癘)-시귀(尸鬼)의 병기

《천원기대론(소.66)》 3장은 “만물자시, 오운종천(萬物資始, 五運終天)”이라고 기록하고 있으며, 《음양이십오인(영.64)》 1장은 “천지지간, 육합지내, 불리어오, 인역응지(天地之間, 六合之內, 不離於五, 人亦應之)”라고 기록하고 있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만물(萬物)은 천운(天運), 즉 오운(五運)을 바탕으로 생성된다는 뜻이다. 시궐(尸厥)의 병인(病因)인 귀신(鬼神) 역시 오운(五運)의 오종(五種)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이다. 목운소생지물(木運所生之物)은 청시귀(靑尸鬼)요, 화운소생지물(火運所生之物)은 적시귀(赤尸鬼)요, 토운소생지물(土運所生之物)은 황시귀(黃尸鬼)이요, 금운소생지물(金運所生之物)은 백시귀(白尸鬼)요, 수운소생지물(水運所生之物)은 흑시귀(黑尸鬼)다.

시궐(尸厥)은 전염병이다. 9장은 “유황시귀간범인정기, 흡입신귀, 치폭망(有黃尸鬼干犯人正氣, 吸入神鬼, 致暴亡)”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치폭망(致暴亡)은 손 쓸 틈 없이 순식간에 사망에 이르게 된다는 의미다. “흡입신귀(吸入神鬼)”는 코와 입을 통해 감염된다는 뜻이다. 신귀(神鬼)의 신(神)은 오신(五神)이요, 귀(鬼)는 오귀(五鬼)다. 오신(五神)은 간신(肝神), 심신(心神), 비신(脾神), 폐신(肺神), 신신(腎神)의 오신(五神)이요, 오귀(五鬼)는 백시귀(白尸鬼), 흑시귀(黑尸鬼), 청시귀(靑尸鬼), 적시귀(赤尸鬼), 황시귀(黃尸鬼)의 오귀(五鬼)다. 귀(鬼)는 전염병의 병원체인 바이러스(Virus)다. 귀신(鬼神)이란 심신(心神)을 침범하는 바이러스(Virus)를 의미한다.

《자법론(소.72)》 7장은 역려론(疫癘論)이며, 8장은 시귀론(尸鬼論)이다. 이 역시 강유이간(剛柔二干)의 출입론(出入論)이다. 역려(疫癘)의 병인(病因)은 강유미득정위지사(剛柔未得正位之司), 즉 강유불천정(剛柔不遷正)의 허사(虛邪)요, 시귀(尸鬼)의 병인(病因)은 강유불퇴위(剛柔不退位)의 실사(實邪)다. 역려(疫癘)가 침입하는 곳도 오장(五臟)이요, 시귀(尸鬼)가 침입하는 곳도 오장(五臟)이다. 하지만 역려(疫癘)의 소재지위(所在之位)는 리(裏)이며, 시귀(尸鬼)의 소재지위(所在之位)는 표(表)다. 역려(疫癘)는 리기(裏氣)를 손상시키며, 시귀(尸鬼)는 표기(表氣)를 손상시킨다.

강유불천정(剛柔不遷正)-강유불퇴위(剛柔不退位)의 허사(虛邪)-실사(實邪)의 리합(離合)의 병기는 다르다. 강유미정(剛柔未正)의 허사(虛邪)는 역(疫)-려(癘)의 음양으로 구분되는 반면, 강유불퇴위(剛柔不退位)의 실사(實邪)는 음양으로 구분되지 않는다. 상갑강간부득천정(上甲剛干不得遷正)의 허습(虛濕)은 토역(土疫)으로, 하기유간부득천정(下己柔干不得遷正)의 허습(虛濕)은 토려(土癘)로 분리(分離)된다. 이에 반해 상갑강간불퇴위(上甲剛干不退位)의 실습(實濕)과 하기유간불퇴위(下己柔干不退位)의 실습(實濕)은 모두 황시귀(黃尸鬼)로 변형된다.

 

오시귀 인신실수(人神失守)의 기전

시궐(尸厥)이란 시귀(尸鬼)가 태일제군(太一帝君)의 소재지위(所在之位)인 상단전(上丹田)을 침범하는 질병이다. 상단전(上丹田)은 태일맥(太一脈)을 통해 전신에 신(神)을 공급하는 신(神)-센터다. 《자법론(소.72)》 9장은 “혼유어상(魂游於上)”으로, 《본병론(소.73)》 9장은 “신실수위, 즉신유상단전(神失守位, 卽神游上丹田)”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오장(五臟) 속에 갈무리 되어 있어야 할 오신(五神)이 밖으로 새 나온 후 상단전(上丹田)을 침범하게 된다는 뜻이다. 시궐(尸厥)은 오시귀(五尸鬼)가 태일맥(太一脈)을 따라 상단전(上丹田)을 침범한 치명적(致命的)인 병이다.

시궐(尸厥)의 전제조건은 “인이삼허, 인신실수(因而三虛, 人神失守)”라는 것이다. 오장(五臟)에 갈무리 되어 있던 신(神)이 오장(五臟)의 인력(引力)을 벗어나 상단전(上丹田)으로 올라가게 된 후라야 이를 틈타 오시귀(五尸鬼)가 침범하게 되는 것이다. 오시귀(五尸鬼)를 귀신(鬼神)이라고 명명(命名)한 이유는 오신실수(五神失守)를 틈타서 오장(五臟)으로 침범하기 때문이다.

인신실수(人神失守)에서 반드시 이해하고 있어야 할 것은 양허상감(兩虛相感)이다. 이는 “인기천기동허(人氣天氣同虛)”다. 신허(身虛)의 1허(虛)에 천허(天虛)의 2허(虛)가 겹친 것이다. 2허(虛)에 탈정(奪精)의 한출(汗出)이 더해지면 인이삼허(因而三虛), 즉 삼허(三虛)가 되고, 이는 결국 인신실수(人神失守)로 이어지게 된다. 인신실수(人神失守)란 신(神)이 오장(五臟)의 장악(掌握)에서 벗어나는 것으로 2허(虛)에 3허(虛)가 겹치면서 오장육부(五臟六腑) 속에 갈무리 되었던 정(精)과 신(神)이 인력에서 벗어나 분리(分離)되는 것을 의미한다. 인신(人神)은 “천지지대기, 인신지통응야(天地之大紀, 人神之通應也)”의 신(神)으로 오장육부지신(五臟六腑之神)이다.

《상고천진론(소.01)》 2장은 “신자주수, 수오장육부지정이장지(腎者主水, 受五臟六腑之精而藏之)”라고 기록하고 있다. 오장육부(五臟六腑)는 고유한 자신만의 정(精)을 갈무리하고 있다는 뜻이다. “경이탈정, 한출어심(驚而奪精, 汗出於心)”, “취포행방, 한출어비(醉飽行房, 汗出於脾)”는 심정(心精)의 탈정(奪精), 비정(脾精)의 탈정(奪精)을 의미한다. 장부(臟腑) 속에 갈무리 되어 있어야 할 정(精)이 장부(臟腑)의 장악(掌握)에서 벗어나 탈출하게 되는 것을 뜻한다. 3허(虛)란 탈정(奪精), 신실(神失)을 의미한다. 오장육부(五臟六腑)에서 정(精)의 겁탈(劫奪)이요, 신(神)의 실수(失守)다. 오장육부(五臟六腑)에서의 정신분열(精神分裂)이요, 정신분리(精神分離)다. 정신(精神)이라는 알맹이가 빠져나감으로써 오장육부(五臟六腑)가 빈껍데기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오시귀의 자법과 응용지혈

침구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는 사기의 퇴출(退出)에 있다. 몸 속에 들어 있는 사기를 체외로 배출(排出)시키는 것이 최종 목표다. 역려(疫癘)-시귀(尸鬼)에는 보법(補法)과 사법(瀉法)이 모두 동원된다. 1차는 보법(補法)이고, 2차는 사법(瀉法)이다. 1차는 사기를 퇴출시키기 위한 예비차원이다. 어디까지나 치법의 핵심은 사기의 제거에 있다. 역려(疫癘)의 사법(瀉法)에는 오수(五腧)가 응용되고 시귀(尸鬼)의 사법(瀉法)에는 「배수(背兪)」가 활용된다. 역려(疫癘)의 허사(虛邪)는 오수(五腧)를 통해 제거해야 하며, 시귀(尸鬼)의 실사(實邪)는 「배수(背兪)」를 통해 제거시켜야 한다.

역려(疫癘)-시귀(尸鬼)에는 「배수(背兪)」를 활용하지만 보사(補瀉)는 정반대다. 역려(疫癘)는 강유불천정(剛柔不遷正)으로 인한 사기(邪氣)이며, 시귀(尸鬼)는 강유불퇴위(剛柔不退位)로 인한 사기다. 역려(疫癘)는 불천정(不遷正)의 허사(虛邪)이며, 시귀(尸鬼)는 불퇴위(不退位)의 실사(實邪)다. 역려(疫癘)에는 1차로 「배수(背兪)」에 보법(補法)을 구사한다. 이는 오장(五臟)에 신(神)을 충족시키기 위함이다. 그 뒤에 오수혈(五腧穴)에 사법(瀉法)을 구사한다. 시귀(尸鬼)에는 1차로 육부(六腑)의 원혈(原穴)을 보하고 2차로 「배수(背兪)」에 사법(瀉法)을 구사한다. 이는 상단전(上丹田)에 침범해 있는 오시귀(五尸鬼)를 제거하기 위함이다. 365혈은 기혈(氣穴)이고, 배수(背兪)의 8혈은 신혈(神穴)이다. 기혈(氣穴)은 기(氣)를 다스리는 혈이며, 신혈(神穴)은 신(神)을 다스리는 혈이다. 역려(疫癘)-시귀(尸鬼)는 두 개의 혈을 응용해야 하며, 모두 신(神)을 다스리는 신혈(神穴)을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1차 행침과 2차 행침의 간격은 역려(疫癘)의 경우 1차 행침 이후 3일-5일 후에 2차 행침을 하게 된다. 시귀(尸鬼)의 경우에는 구체적인 기록이 없다. 이는 다른 예에 비춰 1차 후에 특별한 기간을 두지 않고 바로 이어 2차 행침을 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정우 / 경희삼대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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