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기병증과 사상인 질병분류(25) - 《자법론》ㆍ《본병론》의 오역려(五疫癘)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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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기병증과 사상인 질병분류(25) - 《자법론》ㆍ《본병론》의 오역려(五疫癘) ③
  • 승인 2019.07.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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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

이정우

mjmedi@mjmedi.com


갑기실수(甲己失守 : 土疫-土癘)의 자법(刺法)

《자법론(소.72)》 7장 1절의 주제는 갑기실수(甲己失守)로 인한 토역(土疫)-토려(土癘)의 자법(刺法)이다. 갑자(甲子)의 천지이갑자(天地二甲子)는 갑자(甲子)-기묘(己卯)다. 갑자(甲子)가 되면 갑강간(甲剛干)이 천상(天上)의 정위(正位)로 천정(遷正)하게 되며, 기유간(己柔干)이 지하(地下)의 정위(正位)로 천정(遷正)하게 된다. 갑기불합덕(甲己不合德)이란 상갑미정(上甲未正)-하기기정(下己旣正), 상갑기정(上甲旣正)-하기미정(下己未正)이다. 상갑강간실수(上甲剛干失守)는 천운지기개허(天運之氣皆虛)를 야기하며, 하기유간실수(下己柔干失守)는 지운지기개허(地運之氣皆虛)를 야기한다.

갑기실수(甲己失守)의 병기는 천운화역, 삼년변토역(天運化易, 三年變土疫)-지운화역, 삼년변토려(地運化易, 三年變土癘)다. 천운화역(天運化易)의 두 주인공은 소음불천정(少陰不遷正)의 허열(虛熱)-상갑불천정(上甲不遷正)의 허습(虛濕)이며, 지운화역(地運化易)의 두 주인공은 양명불천정(陽明不遷正)의 허조(虛燥)-하기불천정(下己不遷正)의 허습(虛濕)이다. 허열(虛熱)-허습(虛濕)과 허조(虛燥)-허습(虛濕)의 두 허사(虛邪)가 3년이 경과하게 되면 전혀 다른 에너지인 토역(土疫)-토려(土癘)로 탈바꿈하게 되는 것이다.

상갑미정(上甲未正)의 천운화역(天運化易), 즉 토역(土疫)의 명병은 『소양인 신수상갑미득천정허습화토역 리상갑미득천정허습화토역병(少陽人 腎受上甲未得遷正虛濕化土疫 裏上甲未得遷正虛濕化土疫病)』이며, 하기미정(下己未正)의 지운화역(地運化易), 즉 토려(土癘)의 명병은 『소양인 신수하기미득천정허습화토려 리하기미득천정허습화토려병(少陽人 腎受下己未得遷正虛濕化土癘 裏下己未得遷正虛濕化土癘病)』이다.

보사(補瀉)의 기록은 “당선보「신수」, 차3일, 가자「족태음지소주」(當先補「腎兪」, 次三日, 可刺「足太陰之所注」)”다. 1차로 먼저 「신수(腎兪)」를 보(補)한 다음 3일을 기다렸다가 역기(疫氣)가 남아 있다면 「태백(太白)」을 사(瀉)해야 하는 것이다. 「신수(腎兪)」는 방광경(膀胱經)의 「신수(腎腧)」가 아닌 《혈기형지(소.24)》의 「신수(腎兪)」다. 족태음지소주(足太陰之所注)는 「태백(太白)」이다. 《자법론(소.72)》 2장 3절은 “토욕승이천충질억지, 토욕발울, 역수대시, 당자족태음지수(土欲升而天衝窒抑之, 土欲發鬱, 亦須待時, 當刺足太陰之兪)”라고 기록하고 있다. 『소양인 신수태음불승울허습 리태음불승울허습병(少陽人 腎受太陰不升鬱虛濕 裏太陰不升鬱虛濕病)』에 「태백(太白)」을 사(瀉)하란 뜻이다.

아래는 소양인 토역(土疫)-토려(土癘)의 절울부운(折鬱扶運)의 자법(刺法), 즉 보신수(補腎兪)-사태백(瀉太白)을 공개하고 있는 《자법론(소.72)》 7장 1절이다.

 

●假令甲子, 剛柔失守, 剛未正, 柔孤而有虧, 時序不令, 卽音律非從, 如此三年, 變大疫也。〔土疫 : 少陽人 腎受上甲未得遷正虛濕化土疫 裏上甲未得遷正虛濕化土疫病〕詳其微甚, 察其淺深。欲至而可刺, 刺之, 當先補「腎兪」, 次三日, 可刺「足太陰之所注」。又有下位己卯不至, 而甲子孤立者, 次三年作土癘。〔土癘 : 少陽人 腎受下己未得遷正虛濕化土癘 裏下己未得遷正虛濕化土癘病〕其法補瀉, 一如甲子同法也。其刺以畢, 又不須夜行及遠行, 令七日潔, 淸淨齋戒。所有自來, 腎有久病者, 可以寅時面向南, 淨神不亂思, 閉氣不息七遍, 以引頸咽氣順之, 如咽甚硬物, 如此七遍後, 餌舌下津, 令無數。

갑기실수(甲己失守 : 土疫-土癘)의 병기(病機)

갑자년(甲子年)은 양년(陽年)으로 토운(土運)이 태과(太過) 해야 마땅하다. 하지만 갑기실수(甲己失守) 하게 되면 비록 양년(陽年)이라고 할지라도 토운(土運)이 태과 하지 못하게 되고, 미득정위지사(未得正位之司)의 허습(虛濕)이 3년 뒤에 토역(土疫)-토려(土癘)로 변해 전염병이 창궐하게 된다. 상갑미정(上甲未正)-하기기정(下己旣正) 하게 되면 계기상회(癸己相會)가 되며, 상갑기정(上甲旣正)-하기미정(下己未正) 하게 되면 갑무상회(甲戊相會)가 된다. 갑미정(甲未正)의 계기상회(癸己相會)는 토운태허(土運太虛)가 되며, 기미정(己未正)의 갑무상회(甲戊相會)는 토운소허(土運少虛)가 된다.

“계기상회, 토운태허(癸己相會, 土運太虛)”는 상갑강간(上甲剛干)이 천정(遷正)하지 못하게 되면 토운태허(土運太虛)가 된다는 뜻이다. “반수목승, 고비태과야(反受木勝, 故非太過也)”는 토운지기(土運之氣)가 태과 하여 토모목(土侮木)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토운태허(土運太虛)로 인해 도리어 전년(前年)의 사천지기(司天之氣)인 궐음풍목(厥陰風木)의 극제(克制)를 받게 되는 것이다. “궐음유상치천(厥陰猶尙治天)”은 궐음불퇴위(厥陰不退位)-궐음사천태과(厥陰司天太過)를 의미한다. “목기승이금환복(木旣勝而金還復)”은 목기(木氣)가 승(勝)하게 되면 금기(金氣)가 래복(來復)하게 된다는 뜻이다. “금기복이소음여지(金旣復而少陰如至)”의 소음여지(少陰如至)는 소음욕지(少陰欲至), 열욕령(熱欲令)이다. 당년(當年)의 사천지기인 소음군화가 사천지위(司天之位)로 천정(遷正)하려고 하는 것이다. “목승여화이금복미(木勝如火而金復微)”의 여(如)는 “따르다. 좇다”라는 뜻이다. 금기(金氣)에 보복(報復)을 당하던 목기(木氣)가 소음군화의 열욕령(熱欲令)을 따르기 때문에 금(金)의 보복(報復)이 약화(弱化)될 수밖에 없음을 뜻한다. 이는 “유소승소복(有小勝小復)”, 즉 승기(勝氣)가 미약하면 복기(復氣) 역시 미약한 경우에 해당한다.

갑기실수(甲己失守)의 병기의 핵심은 천운화역(天運化易)의 토역(土疫), 지운화역(地運化易)의 토려(土癘)다. 토운비태과(土運非太過)가 되면 목내승허이승토(木乃乘虛而勝土), 즉 목승토(木勝土)하게 된다. “목기승이금환복(木旣勝而金還復)”은 목기(木氣)가 지나치면 금기(金氣)가 래복(來復)하게 되는 것이다. “금차우행부승지(金次又行復勝之)”의 차(次)는 “버금, 다음, 둘째. 뒤를 잇다. 다음에, 이어서”란 뜻이다. 우(又)는 “또 우”다. “다시 더, 그 위에, 거듭하여”란 뜻이다. 목승토(木勝土)의 목(木)을 금(金)이 래복(來復)하여 금승목(金勝木)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반사화(反邪化)의 반(反)은 “도리어, 반대로”란 뜻이다. 사(邪)는 토역(土疫)-토려(土癘)다. “여차삼년, 변대역야(如此三年, 變大疫也)”의 여차(如此)는 목기승이금환복(木旣勝而金還復), 금차우행부승지(金次又行復勝之)이다. 금기(金氣)가 다시 또 목기(木氣)를 승(勝)하는 것이다. 금기래복(金氣來復)하여 금승목(金勝木)하게 되면 토운불급(土運不及)의 허습(虛濕)은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후에 토역(土疫)-토려(土癘)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태허습(太虛濕)의 토역(土疫)-소허습(少虛濕)의 토려(土癘)를 감수하는 장기는 신장(腎臟)이다. 천운화역(天運化易)의 토역(土疫)을 감수하는 장기도 신장(腎臟)이며, 지운화역(地運化易)의 토려(土癘)를 감수하는 장기도 신장(腎臟)이다. 천지(天地)의 역려(疫癘)를 감수하는 장기는 신장(腎臟)-방광(膀胱)으로 구분되지 않는다. 토역(土疫)-토려(土癘)는 허습(虛濕)의 변형으로 둘 다 신장(腎臟)이 감수하게 되고, 둘 다 리기(裏氣)를 손상시키기 때문에 자법(刺法) 역시 동일하다. 아래는 갑기실수(甲己失守)로 인한 토역(土疫)-토려(土癘)의 병기를 기록하고 있는 《본병론(소.73)》 8장 1절이다.

●假令甲子陽年土運太窒, 如癸亥天數有餘者, 年雖交得甲子, 厥陰猶尙治天, 地已遷正, 陽明在泉, 去歲少陽以作右間, 卽厥陰之地陽明, 故不相和奉者也。癸己相會, 土運太過, 虛反受木勝(주), 故非太過也, 何以言土運太過? 况黃鍾不應太窒!木旣勝而金還復, 金旣復而少陰如至, 卽木勝如火而金復微。如此則甲己失守, 後三年化成土疫。〔土疫 : 少陽人 腎受上甲未得遷正虛濕化土疫 裏上甲未得遷正虛濕化土疫病〕晩至丁卯, 早至丙寅。土疫至也, 大小善惡, 推其天地, 詳乎太一。 又只如甲子年, 如甲至子而合, 應交司而治天, 卽下己卯未遷正, 而戊寅少陽未退位者, 亦甲己未合德也, 卽土運非太過, 而木乃乘虛而勝土也, 金次又行復勝之, 卽反邪化也(土癘)。〔土癘 : 少陽人 腎受下己未得遷正虛濕化土癘 裏下己未得遷正虛濕化土癘病〕陰陽天地殊異爾, 故其大小善惡, 一如天地之法旨也。㈜ "土運太過, 虛反受木勝"의 과(過)는 오입된 글자다. "土運太虛, 反受木勝"으로 바꿔야 마땅하다. -《동의사상인운기병증》 저자 주-

 

이정우 / 경희삼대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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