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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일원화, 의학 토대로 한의학 배우는 방식에 한의학 축소 우려”

기사승인 [1191호] 2019.06.05  06:2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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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희한의대 학생회, ‘첩약보험과 의료일원화에 대한 한의정책토론회’ 개최

강오석 원장 “첩약건보 수가 비현실적” vs 한의협 “제도개선 통한 한의사 역할영역 확대 필요”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43대 집행부가 추진하는 의료일원화의 방향이 한의학 고유의 학문적 특성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한의협이 추진하는 첩약건보사업의 수가가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경희한의대 제50대 학생회 동감은 지난 3일 경희대 한의학관 263호에서 첩약보험과 의료일원화에 대한 한의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학생들과 한의협 관계자, 임상의들이 한 곳에 모여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눴다.

학생들은 한의학의 학문적 가치를 어떻게 유지하고 발전시켜나갈지에 대해 고민했다. 이에 이태형 원장은 “한의학적 진단기준점을 살려야 한다”고 주장했고, 최혁용 협회장은 “지금 당장은 임상 데이터를 쌓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A 학생은 “의학이 기술적인 자연의학만으로 구성된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의사가 되기 전에 시민을 가르치는 곳이 대학이라고 생각한다”며 “의학적 가치를 포용하면서 교육이 이뤄지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라고 물었다.

이태형 원장은 “내가 말한 의학적 가치는 임상적인 이야기”라며 “예를 들어 사물탕을 쓸 때는 혈허(血虛)한 환자에게 사용한다. 이 때 이 ‘혈허’라는 진단기준점을 살려가자는 것이다. 이러한 한의학적 진단개념을 다 삭제하고 양방 상병명에 한의학 연구를 진행할 경우 그 연구결과가 한의사에게 유리한쪽으로 나온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B 학생은 “협회장은 의학의 토대 위에 한의학도 배워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우리는 학교에서 실질적으로 한의학의 토대위에 의학을 배우고 있다”며 “만약 협회장 말처럼 된다면 한의 영역이 축소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태형 원장은 “그렇게 된다면 한의학이 많이 사라질 것 같다. 일본의 사례가 그렇다”며 “일본은 의사가 한약을 쓰기 때문에 EBM이 기준이다. 그러나 환자를 위해 무엇이 최선의 치료일지 생각한다면 그것이 최선의 이득일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이태형 원장은 최혁용 협회장에게 “2015년이 되면서 한의병명의 80% 이상이 사라졌다”며 “협회 차원에서 한의학적 병증분류체계를 제도적으로 살릴 수 있는 방안은 왜 고려하지 않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최혁용 협회장은 “중국 중의사는 수술도 할 수 있다. 서의사는 침도 쓴다. 면허가 통합되어있기 때문이며 지식의 자유시장이 만든 결과”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U코드가 줄어들길 바라지 않는다. 그러나 지금 단계에서 U코드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임상시험 등의 데이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의료일원화가 기존 한의대생과 기면허자 등에게 끼칠 영향에 대해 질문하기도 했다. 이에 최혁용 협회장은 “교차교육과 교차면허를 추진할 것”이라고 답했다.

C 학생은 “이기일 보건복지부 보건정책관이 한의대 현 재학생과 기면허자는 의료일원화의 논의범위에서 제외한다고 했다. 의료일원화가 된 이후 이들은 어떻게 되나”라고 물었다. 이에 최혁용 협회장은 “한의계는 교차교육을 통한 교육통합을 주장하고 있다"며 "한의대에서 의학교육 하고, 의대에서도 한의학교육을 하라는 것이다. 기면허자들에 대한 우리 주장은 교차진료다. 한의사도 역할영역을 확대해나가겠다. 서로의 면허 공유되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기일 국장은 교차교육과 교차면허 중 교차교육은 진행하고 교차면허는 따로 논의하자는 것"이라며 "그러나 교차교육은 교차면허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D 학생은 “기존 한의대생과 기존한의사가 있는 상태에서 앞으로 의료일원화가 된다면 새로운 체제의 의사가 탄생한다”며 “기존 한의사들이 신 체제에서의 의사와 동등하게 진료하도록 하기 위해 협회에서 현실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라고 질문했다.

최혁용 협회장은 “기존한의사에게 경과규정으로 별도조치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은 펑등원칙에 위반이 되는 위헌”이라며 “정부가 위헌적 조치를 취할 경우 이에 저항할 방법이 있냐고 묻는다면 그것은 개인도 가능하다. 협회가 못하겠나. 무엇보다 정부는 협회의 이익을 무시하고 위헌적인 조치를 할 수 없다”고 답했다.

첩약 수가로 17만원이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에 최혁용 회장은 “관행수가를 보장하는 것이 정부의 원칙”이라고 답했다.

E 학생은 “첩약의 수가로 17만 원을 받을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가”라고 물었고 최혁용 협회장은 “과거에 건강보험은 관행수가의 70%를 깎았다. 나머지는 비급여하라는 입장이었다”며 “그러나 문케어는 비급여가 사라진다. 이에 정부는 적정수가를 보장하겠다고 주장한다. 지금 현재 한의사가 처방 열흘 치에 얼마를 받는지 관행수가를 조사한 뒤, 이를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이 정부의 원칙”이라고 답했다.

이어 E 학생이 “관행수가를 따라간다는 말은 정부를 믿고 들어가자는 말이 맞나. 추나의 경우는 관행수가를 따라갔다고 보기 어려운데 첩약은 가능하겠나”라고 지적하자 최혁용 협회장은 “정부를 믿지 않아도 된다. 내가 자보 추나 이하로는 협상하지 않겠다고 말했다”며 “추나가 시범사업이 끝나고 본사업에 들어갈 때 내가 협상했다. 정부는 1000억 원 내에서 추나를 보험에 넣으려고 했다. 상병도 통제하고 수요도 통제했지만 끝까지 수가만은 지켰다. 그래서 자보에서 하던 추나 수가보다 50% 인상시켰다”고 말했다.

F 학생은 “자료집에 의하면 첩약건보는 대표상병을 상정해 이에 따른 대표처방을 제시한다고 했다”며 “첩약은 가감이 중요하고 가감이 없다면 제제를 쓰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 첩약건보의 내용을 보면 제제와 별다를 것이 없다. 첩약을 가감했을 때 어떻게 보험수가를 주나. 산수유 등의 비싼 한약재를 가감할 때는 어떻게 수가를 더 챙겨주나”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최혁용 협회장은 “대표상병을 정할 때 제제를 주로 쓰는 상병은 제외한다. 애초에 첩약을 주로 쓰는 상병과 제제를 주로 쓰는 상병이 따로 있다고 본다”며 “대표처방은 심평원에서 기준을 삼는 처방이다. 상병 하나 당 백 개가 넘고 가감도 허용된다. 논리적으로 특정처방을 강요한다는 것이 있을 수 없다”고 답했다.

한편 앞선 1부 행사에서는 ‘첩약급여화와 한약제제’를 주제로 패널토론이 진행됐다. 최혁용 대한한의사협회장은 “첩약건보라는 말만으로는 찬성과 반대가 나올 수 없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찬성과 반대를 논할 구체적인 안”이라며 “최종안은 복지부가 만든다. 한약급여화협의체는 다수의견과 소수의견을 병기하고, 이를 복지부 내의 의료행위전문위원회에 올린다. 그 안을 두고 첩약건보의 찬성과 반대를 논해보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 우리 내부에서 반대가 커지니 복지부는 생색은 생색대로 내고 돈은 굳었다고 좋아한다. 그러니 지금의 불안과 기대를 잠시 접어두고 협상해서 우리에게 유리한 최종안을 만들어보자”고 주장했다.

강오석 경희우리부부한의원장은 “임병묵 부산대한의전 교수가 진행한 첩약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한 기반 구축 연구 보고서를 토대로 첩약건보가 시행되는데 여기에 기재된 수가가 비현실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보고서에 따르면 17만 4324원이 첩약가격이다. 이를 분리해보면 심층진단과 방제기술 합쳐 4만 5000원, 투약관리에 2만 8000원, 탕전에 2만 원에서 4만 원까지 계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한의사에게 주는 돈을 깎는 것이 그들의 일이다. 그래서 근거를 제시한다”며 “자동차보험에서 1만 3000원인데 왜 4만 5000원을 줘야하냐고 물으면 할 말이 없다. 약사들에게 복약지도로 1000원도 안주는데 왜 한의사에게 투약관리로 2만 원도 넘게 주나. 이를 보고서라고 쓰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시범사업이 시행되면 14만 원까지 가능하고, 본 사업에서는 8만 원까지 떨어질 수 있다”며 “통상 한약 한 제의 비용이 17만 원에서 38만 원이다. 그것이 8만원이 되버리면 곤란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일원화를 주제로 한 2부에서 최혁용 협회장은 “한의사는 한의학적 정체관을 가지고 환자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의사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한의대 교육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 한의대교육이 의학교육을 배제해선 안 되고 더 나아가 양방에서 배우는 것을 그대로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추가로 한의학도 배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의학의 특수성, 정체성, 학문발전은 어떻게 이야기할 것인가. 내가 말하는 것은 교육과 면허의 제도”라며 “학문의 내재적 발전은 들어가 있지 않다. 그것은 지식의 자유시장이 만들어낼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태형 경희이태형한의원장은 “통합의학과 의료일원화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며 “통합의학은 다양한 전문가들이 환자를 중심에 두고 상호 협력을 통해 치료에 임하려는 시도다. 이는 수직적인 관계가 아니라 수평적인 관계에서 각각의 의학체계가 존중될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혁용 협회장이 주장하는 한의학적 특성이 고려되지 않은 의료일원화나 미국식 DO는 통합의학과 분명한 차이가 있다. 미국식 DO는 MD의 지위를 얻었을지 몰라도 통합의학적 관점에서 볼 때 정골의학 자체의 가치를 축소하는 결과를 야기했다”고 주장했다.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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