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성 피부질환의 진단, 감별-한포진, 물집습진(1)
상태바
염증성 피부질환의 진단, 감별-한포진, 물집습진(1)
  • 승인 2019.05.24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윤정제

윤정제

mjmedi@mjmedi.com


 한포진, 물집습진 (1)
[acute vesiculobullous hand eczema, pompholyx, dyshidrotic eczema]

 

질병코드 L30.1 발한이상[한포]

■ 한포진은?

한포진은 손, 발 피부의 표피 내에 생기는 수포가 특징적인 재발성 염증성 피부질환이며, 피부질환의 큰 범주에 있어서 피부 습진의 한 종류이다.

case 1) 손가락과 손바닥의 습진을 호소하며 30대 환자가 내원했습니다. 가려움이 심하며 발진 증상을 호소했다. 무슨 피부질환일까?

(A)는 손가락 부위에 나타난 작은 수포 증상이며 (B)는 손바닥에 나타난 수포 증상이다. 한포진의 가장 특징적인 증상인 수포를 동반한 발진의 모습이다.

손, 발바닥 피부는 다른 피부보다 두껍고 각질층의 바로 밑에 투명층이 존재하는데 이 부분에 수포가 생긴다. 일부에서 수포만 있는 경우 한포라고 하고 발적과 같은 피부염증상이 동반되면 이한성습진으로 구분하기도 하나 임상적으로는 그냥 한포진으로 분류한다. 

임상에서 피부질환진단 명확하게 되지 않는 경우, 손에 생기는 모든 습진 증상을 한포진이라고 진단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한포진은 손의 습진 중 수포성 증상의 현병력이 있는 경우로 한정해서 진단하는 것이 필요하다.

 

■ 한포진의 원인과 악화요인은?

 서양의학적으로는 다른 습진과 마찬가지로 발병 기전과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세불명의 질환이다. 한포진이 에크린샘이 많이 분포되어 있는 손바닥, 발바닥 피부에 호발하기 때문에 한포진의 원인을 땀샘과 관련되어 생각할 수 있으나, 땀샘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한포진의 상병명인 ‘발한이상’이나 dyshidrotic eczema의 명칭에 아직 그 흔적이 남아있다.) 실제로 수족다한증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피부염증상은 한포진과는 임상적 특이점이 다른 편이다.

한포진은 한의학적으로도 다른 습진과 마찬가지로 환자 개개인의 특이성을 가진 몸 내부의 기혈, 장부의 부조화로 인한 한열의 불균형으로 피부에 발생하는 염증성 증상으로, 특히 다른 피부질환에 비해 상열하한의 병리적 특징을 더 나타내는 경향이 있다.

한포진은 현대인에 특화된 피부질환이라고 해도 될 만큼 정신적 스트레스가 피부의 주된 악화요인으로 작용하며, 치료 과정에서도 스트레스의 강도가 치료 경과에 큰 영향을 주는 경우들이 많다.

한포진은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과는 원인과 병리가 다른 질환이지만, 한포진에서도 외부의 화학적, 물리적 자극이 증상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실제 임상에서 내원환자를 분석했을 때 직업적으로 이미용업에 종사하거나, 종이 서류를 많이 다뤄야 하는 직업, 화학물질을 접촉하는 직업, 세제와 물을 자주 사용 접촉하는 요식업종 등의 직업군을 가진 환자들의 비율이 높았었다.

 

■ 한포진의 특징과 증상은 어떻게 나타날까?

한포진은 주로 손가락, 손바닥, 발가락, 발바닥 등에 가려움과 홍반을 동반한 수포성 구진으로 증상이 시작된다. 가려움은 수포가 발생되는 시점에 심한편이며, 가려움이 항상 있기 보다는 괜찮다가 한번 심해지면 참을 수 없는 가려움이 느껴지는 경향이 있다. 환부를 긁거나 자극을 줄 경우 환부 주변 피부의 팽진, 부종 증상과 불쾌한 느낌이 동반되기도 한다.

병변이 편측에서 시작되어 증상이 진행되면 양측 손발로 퍼져나가는 경향이 있으며, 보통 증상은 손증상이 발 증상 보다 더 흔하다.

case 2) 발의 습진증상을 호소하며 환자가 내원했다. 무슨 피부질환일까?

(A)는 한포진의 전형적인 증상인 수포성 발진의 증상을 나타냈던 발 피부 병변의 모습이고, (B)는 수포성 구진의 초기 한포진 증상을 나타냈던 손가락 피부의 증상 모습이다. 한포진은 증상이 치료되지 않고 진행되면, 양측 및 다른 손발로 증상이 퍼져나가는 경향이 있다.

한포진도 피부의 염증을 주증상으로 하는 피부질환이므로, 증상이 여름에 더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3월부터 한포진 진료인원이 증가하다 5월에 급증해서 8월까지 크게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의원에 내원하는 주 환자 연령대는 20~40대가 가장 많으며, 물론 10대와 50대 이상의 환자도 있다.

보통은 작은 수포로 시작되며, 증상이 진행됨에 따라 수포끼리 융합하여 대수포를 형성하기도 한다. 수포가 각화되면서 동그란 갈색의 점 같은 가피가 형성이 되며, 만성화가 될수록 인설이 늘어나고 태선화 등의 만성화 증상도 나타나게 된다. 만성화된 한포진 증상의 경우, 수포가 소실된 경우에는, 다른 손, 발 부위에 발생하는 습진과 구별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case 3) 피부에 수포증상이 반복되고 있다. 무슨 피부질환일까?

(A)는 한포진의 초기에 가려움이 심한 소수포로 시작 된 한포진의 증상 모습이다.
(B)는 만성화된 한포진에서 수포가 주변 수포와 융합되어 커지고 있는 증상 모습이다.

case 4) 피부에 수포 증상이 반복되고 있다. 무슨 피부질환일까?

(A,B)는 한포진에서 증상이 진행됨에 따라 소수포가 서로 융합되어 커진 대수포의 모습이다.

case 5) 피부에 가피와 인설 위주 증상이 관찰된다. 무슨 피부질환일까?

한포진은 특징적인 수포와 발진의 증상이 나타나는 단계에서는 진단, 감별이 어렵지 않다. 하지만 (A,B)에서 한포진의 초기 수포 증상은 시간이 경과하면서 특징적인 원형 모양의 살색, 갈색의 가피 위주로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 시기의 한포진은 진단이 어려울 수 있으나, 수포가 없더라도 이러한 증상을 세심히 관찰하여 한포진을 진단해야 한다.

 

윤정제 / 생기한의원 피부과학연구소 소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