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관상용 남자친구에서 벗어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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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관상용 남자친구에서 벗어나기
  • 승인 2019.05.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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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mjmedi@mjmedi.com


영화읽기┃각오는 됐나, 거기 여자

작년 여름 폭염에 대한 학습효과로 인해 일찍 찾아온 더위에 화들짝 놀라고 있지만 여전히 5월이 계절의 여왕임에는 분명한 것 같다. 특히 매월 14일을 ‘~데이’로 지칭하는데 5월 14일이 ‘로즈 데이’인 것처럼 곳곳에 장미꽃들이 만개하여 시각적으로나 후각적으로 사람들을 기분 좋게 만들며 남녀노소 불문하고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이럴 때 풋풋한 로맨스 영화 한 편과 함께 한다면 퍽퍽한 일상에 즐거운 갬성(감성을 지칭하는 신조어)을 느끼게 될 것이다.

출연 : 나카가와 타이시, 카라타 에리카, 코이케 텟페이, 이토 켄타로

어렸을 때부터 여자들에게 둘러싸인 인생을 살아온 초절정 꽃미남 후루야 토와(나카가와 타이시)는 사실 모태솔로다. 그는 모태솔로 탈출을 위해 여자친구 만들기 작전을 세우고, 강철 철벽의 미소녀 미와 미소노(카라타 에리카)에게 고백하지만 단번에 차이고 만다. 이대로 포기할 수 없는 후루야는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미소노의 남자친구가 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짜내지만, 매번 무시당하기 일쑤다. 반면 미소노는 자신의 재능을 알아보고 지도를 해주는 미술 선생님인 마사키(코이케 텟페이)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어 후루야는 매번 애가 탄다.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드라마로도 제작된 적이 있는 <각오는 됐나, 거기 여자>는 제목에서 느껴지는 분위기와는 정반대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로맨스 영화이다. 이 작품은 10년전 우리나라 안방극장을 강타했던 드라마 <꽃보다 남자>와 마찬가지로 우월한 비주얼로 뭇여성의 시선을 독차지하는 남학생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인기는 많지만 정작 여자친구가 없는 모태솔로 즉 '관상용 남자'라는 신조어를 사용하며 여타의 로맨스 영화와는 약간 다른 점을 보여주고 있다. 그로인해 영화는 쌍방향 연애보다는 첫 눈에 반한 여자친구를 짝사랑하는 남학생의 모습을 요즘 트렌드에 맞게 다양한 내용으로 그리면서 나이 많은 관객들에게는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또래 관객들에게는 순수한 연애의 감정을 느끼게 해준다.

물론 이런 류의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캐릭터와 구성 등이 약간 진부하게 느껴지는 점도 없지 않지만 서로의 뒤를 바라보기만 하는 캐릭터와 믿기질 않을 정도로 순수한 남학생들의 이야기들이 코믹하게 어우러지고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또한 해야 할 말은 꼭 해야 후회하지 않는다라는 주제를 전하는 결말은 관객들에게 신선함을 주면서 만약 용기가 없어 좋아하는 사람에게 고백을 하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면 영화를 본 후 거기에 있는 여자 또는 남자에게 자신있게 마음 속에 담아두었던 말을 꺼내 보라고 얘기해주고 있다. 이제서야 영화의 제목이 이해되고, 착 와 닿는 느낌이 들 것이다. 이 작품으로 일본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신인배우상을 수상한 후루야역을 맡은 나카가와 타이시을 비롯한 젊은 일본 배우들의 신선한 연기를 볼 수 있는 <각오는 됐나, 거기 여자>처럼 모두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행복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는 5월이 되었으면 좋겠다.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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