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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한의학전문의제도 한의사전문의 질적 저하 야기할 것”

기사승인 [1184호] 2019.04.11  06:4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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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정훈 대한한의사전문의협회장

지난 2월 1일 대한전협 창립총회…전문의 채널확보 및 대국민 홍보 등
전문의 처우개선 기반으로 병원 활성화 추구해야…올해 법인단체 등록 목표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지난 2월 1일 대한한의사전문의협회가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대한전협이 전문의들의 구심점으로서의 역할을 하길 바란다는 정훈 대한한의사전문의협회장을 만나 한의사전문의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대한한의사전문의협회가 탄생한 계기와 그 설립과정이 궁금하다.

   

지난해 추나요법이 급여화되고, 한방재활의학과전문의도 일반의와 동일한 사전교육을 받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한방재활의학과시험문항에는 추나가 포함되어있지만 일반의와 동일한 교육을 받는다는 것이 부당하다는 생각에 협회로 성명서를 보냈지만 결국 소용이 없었다. 그리고 지난해 말, 통합한의학전문의를 신설하며 경과조치가 시행된다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전문의들은 이대로 있으면 추나 때의 일을 반복하게 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들었고, 그래서 이를 막기 위해 올해 1월부터 전문의협의체를 위한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게 됐다.

전문의들이 협회를 만들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대한한의사협회는 이를 돕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리고 임원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투표를 진행하게 되자 한의협은 전문의들에게 투표안내문자도 보냈다. 그러나 이후에 온라인투표를 진행하는 투표링크를 알려주는 문자도 보내달라고 협회에 요청하자 이를 거절했다. 당시 선거에는 회장후보로 내가 단독출마한 상태였는데 나의 공약 중 하나가 통합한의학전문의를 반대하는 것이었기 때문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한의사전문의들의 명단도 요청했지만 이 역시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그래서 지난 2월 1일 창립총회를 치른 뒤 지난 2월 21일부터 23일까지 투표안내문자를 보낼 때 확보했던 전문의들을 대상으로 온라인투표를 실시했고, 지난 2월 24일 회장으로 내가 취임했다. 현재는 전문의회원들을 모집하는 중이다. 오늘(4월 3일)기준 카페의 회원이 1400여명이었고, 이 중 전문의면허를 인증한 정회원은 700여 명이다.

 

▶전문의협회가 생기기 이전에는 어떻게 전문의들의 의견을 전달했나.
한의과대학교수협회나 한방병원협회, 분과학회를 통해 성명서를 보내는 등의 방식이었다. 그러나 분과학회는 전문의만 있는 곳이 아니라 일반의도 함께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전문의의 입장을 대변하기는 어렵다. 교수협회나 병원협회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서 전문의들의 의견을 대변하는 단체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지난 1일 한의협이 전문의제도 개편과 관련해 유관단체와의 합의를 통해 오는 6월 전회원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 소식을 오늘(4월 3일) 처음 들어서 당황스럽다. 이전에는 협회로부터 전 회원 투표 이야기를 들은 바 없다. 대한치과의사협회의 경우 정기총회에서 통합치의학전문의제도를 통과시켰기 때문에 한의협도 정기총회를 통해 이를 추진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올해 정기총회에서 이를 논의하기에는 기간이 촉박하기에 내년 정기총회에서 논의될 사안이라고 예측했다.

 

▶전문의협회는 통합한의학전문의제도에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데, 이 제도에 어떤 문제점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일반인들이나 한의대생들의 전문의에 대한 인식은 전에 비해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10년 전에는 전문수련을 원하는 사람은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는데 올해는 2:1수준으로 경쟁률이 올랐다고 들었다. 그럼에도 전문의들이 어려운 이유는 한방병원이 어렵기 때문이다. 잘 되는 병원의 숫자가 적기 때문에 한방병원에서 수련을 통해 배출되는 전문의가 적은 것이다. 이 경우 일시적인 방안으로 인프라를 늘리기보다는 전문의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고 전문의를 위한 수가를 개설한 뒤, 이를 바탕으로 병원의 활성화를 도모하는 방향이 맞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통합한의학전문의제도를 추진하면서 경과조치로 전문의 수를 늘린다면 신졸한의사들의 병원 수련 경쟁률은 하락할 것이다. 자연스레 인턴의 수도 줄어들고, 일할 인력이 부족해지면 병원경영도 악화될 것이다. 병원이 지금 수준의 인턴도 수용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전문의제도의 문제는 일회성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그리고 만약 통합한의학전문의제도가 시행된다면 10년 뒤에 새로운 분과를 개설한다고 할 때 똑같이 반복될 수 있고 이는 안 좋은 선례가 된다.

 

▶일각에서는 전문의협회가 통합한의학전문의제도에 반대하는 것이 한의계 전체보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행위라는 의견도 있다.
최혁용 협회장이 한의계를 전문의중심체제로 전환하겠다고 하는 것은 기존전문의가 아니라 현재 일반의인 한의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이는 결국 여전히 일반의를 중심으로 하는 정책일 뿐이고 패러다임이 바뀌었다고 할 수 없다. 또한 한의계 외부에서 바라보았을 때 300시간 교육으로 전문의가 된다는 것은 비웃음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는 결국 우수한 자원들이 공부하고 연구해서 논문을 발표하는 것이 무시되고, 병원의 위상이 떨어질 것이다. 한의학 근거창출도 줄어들고 한의계 전체의 입장에서 손해다. 일반의들의 입장에서 전문의 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큰 그림을 보면 이 제도가 시행되선 안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한의계에 전문과목이 생기는 것은 가능하고 반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학회에서 먼저 논의가 이뤄져야 할 일이지 협회가 추진할 일이 아니다. 전문의에게 있어서 병원 수련을 통해 환자를 만나는 시간은 필수적이다. 병원수련이 없는 경과조치는 인정할 수 없다. 그런데 경과조치로 전문의가 생긴다면 이는 한의사전문의제도의 질적 하락으로 이어진다. 또한 경과조치가 미래의 한의대생들을 모두 포함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후배들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기회를 제한시키는 것이다.

 

▶전문의협회의 앞으로의 비전과 계획은 무엇인가.
 이 협회는 통합한의학전문의의 개설과 경과조치에 반발하며 설립됐다. 그러나 단순히 이 단체를 통합한의학전문의 반대를 위한 단체로 국한하고 싶지 않다. 나는 전문의협회가 3000명이 넘는 한의사전문의를 대표하는 단체로서 구심점이 됐으면 한다. 그래서 한의사전문의들의 소통과 의견교환을 활성화하고, 한의사 전문의 제도 관련 정책을 추진할 때 전문의들의 의견을 전할 채널을 확보하고 싶다. 또한 한의사전문의의 전문성과 실력을 알리기 위해 대국민 홍보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각 분과의 전문성의 향상을 위해 다양한 임상강의를 기획할 예정이다.

단기적으로는 오는 6월로 예정된 전 회원 투표에 대응하기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다. 또한 올해 안으로 전문의협회를 법적으로 국가에서 인정하는 사단법인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목표다. 사단법인으로 등록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1억 원이 넘는 돈이 필요하고 시간도 많이 소모되기 때문에 우려스럽기도 하다.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다.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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