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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 855> - 『六畜病治方』

기사승인 [1175호] 2019.02.02  06: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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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家畜의 생리와 식성을 이용한 역병대처법

올 겨울에 들어서선 조류독감이나 구제역 같은 동물 매개 전염성 질환이 발생하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했더니 명절을 코앞에 두고 구제역이 발생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마침 준비한 가축질병을 다스리는 처방서 1종을 살펴보기로 한다. 까맣게 손때가 묻은 필사본으로 표지조차 갖추지 못한 채, 전체 16장 밖에 되지 않는 분량에 불과하다.

   
◇『육축병치방』

대개 쓰고 남은 종이를 손으로 비벼 꼬아 못처럼 만든 다음, 구멍을 뚫어 묶는 제책 방법을 지념장이라 부르는데, 이때 종이끈을 紙釘 혹은 紙捻이라고 부른다. 정식으로 표지를 덧대어 실끈으로 묶는 線裝을 행하기 이전에 원고를 애벌로 묶어두는 용도로 사용하였다.

본문 첫머리에는 ‘六畜病治方’이라 하였고 부제로 ‘附百病救急方’이라 했으니 사람 병에 앞서 가축병이 다뤄지고 있는 셈이다. 한편 본문 중간에는 ‘附聞見方’이라 하여 忘事, 解酒, 催生, 吹乳, 接骨 등 일상생활에서 흔히 마주치는 상습증상에 대한 간단한 처치법이 적혀 있어, 아마도 여기저기서 수습한 구급방들을 채록한 것이 아닌가 싶다. 이어 『救荒撮要』에서 節錄한 것으로 보이는 구황법이 몇 조목 들어 있어 채록자의 관심사가 어디에 있는 지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가축병의 첫 조목은 牛瘴疫인데, 소에게 발생하는 돌림병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石菖蒲와 竹葉, 葛粉, 欝金 심항, 菉豆, 蒼朮을 각등분하여 짓찧어서 가루로 만들어 매 1냥을 먹인다고 하였다. 또 人蔘을 가늘게 잘라 물 5되에 끓여서 입에 흘려 넣어준다고도 했다. 사람도 먹기 어려운 인삼을 소에게 달여 먹이는 것이니 농사일에 얼마나 소가 귀중하게 여겨졌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또 외양간 가로막은 칸막이 위에서 창출을 불에 태워 소로 하여금 코로 약 향기를 들여 마시게 하면 곧 낫는다고 했으니 소에게도 훈연법을 사용하여 예방과 치료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또 일하다 어깨가 헐어버린 데에는 오래 묵은 솜 3냥을 태워 참기름에 개어 바르고 5일 동안 물을 대지 않게 하라고 적혀 있다.

소 뿐 만 아니라 말병에 대한 치료법도 적지 않으며, 염소와 돼지의 치료법도 적혀 있다. 심지어는 못 안에 기르는 물고기가 중독되었을 때의 조치법도 적혀 있다. 예컨대 이 경우, 우선 오염된 毒水를 걷어내고 새로 길어온 물을 넣어주며, 屎淸으로 연못의 수면에 뿌려주면 곧 살아난다고 했으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편 돼지가 병에 걸렸을 때에는 돼지의 꼬리 끝을 째고 피를 내서 출혈시키면 곧 낫게 된다고 했다. 그런데 허준이 지은『언해두창집요』에서는 소아의 두창으로 열이 심할 때 豬尾血, 곧 돼지 꼬리에서 짜 낸 피를 몇 방울 먹이면 해열된다고 했으니 돼지의 병도 피를 내어 치료하고 그 피는 두창의 해열제가 되는 셈이다. 동물의 습성과 생리에 대한 관찰도 예사롭지 않다. 예컨대 양은 습기를 꺼리는 까닭에 마땅히 물가에서 멀리 떨어지게 하는 것이 좋으니 이슬이 내린 풀을 뜯지 못하게 하고 정오의 앞뒤 무렵(巳時~未時)으로 풀어놓는데, 만약 살이 찌면 병이 생긴다고 하였으니 매우 세심한 관찰과 경험에서 얻어진 지식임이 분명하다. 주로 소와 말의 병이 위주이지만 돼지의 경우에도 치료법이 적혀 있다. 예컨대, 무즙(蘿葍汁)이나 무 잎을 주는데, 그 이유는 무는 돼지가 좋아하는 식물이고 성질이 차가워서 열독을 풀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돼지의 장과 위를 연동시켜 음식물이 막히지 않고 잘 빠져 나가게 한다고 했다. 또한 소나 말의 모든 질환에 버드나무 잎과 생우유를 함께 넣고 무르게 찧어서 탄자대로 뭉쳐 볕에 말린 다음 필요할 때 꺼내어 곱게 빻아 가루를 생우유에 타서 먹이라고 했으니 가축의 돌림병에 대비하는 길이 될 것이다.

 

안상우 /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사업단

안상우 mjmedi@mjmedi.com

<저작권자 © 민족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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