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체질배열도의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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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체질배열도의 이해
  • 승인 2018.02.23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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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재

이강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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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고문은 이강재 선생의 개인적인 의견으로 본지의 편집방향과 무관합니다.

아래의 그림은 8체질 장부배열도이다. 이 그림의 초안은 대구시 고신한의원의 서용원 원장이 2010년에 제공하였고, 아래에 보이는 것과 같은 파일 형태로 만든 것은 김지권 원장이다. 서용원 원장은 모임에서 권도원 선생이 가르쳐준 것을 받아서 그렸다고 하였다. 서용원 원장은 이 그림이 지닌 의미에 대하여 권도원 선생이 설명한 것을 옮겨주었다. 

8체질의 내장구조 배열에 관하여, 수(水)와 토(土), 그리고 금(金)과 목(木)은 최강(最强)과 최약(最弱)의 자리에 설 수 있으나 화(火)는 최강이나 최약의 자리에 올 수 없다. 수음체질을 예로 든다면 수음체질은 수가 최강장기이고, 수와 목이 가까우니 그 다음이 되고, 가장 먼 곳에 있는 토가 최약장기가 되고 그 다음은 토와 가까운 금이 되며, 화는 중간이 된다. 즉 기준 방향에서 가까운 순서대로 배열하고 제일 먼 것이 마지막이 된다는 것이다. 이 때 제1 강장기와 제2 강장기, 그리고 제1 약장기와 제2 약장기는 상생관계에 있다.


중간장기의 강약은 병근(病根) 장기 쪽으로 기운다. 그래서 최강장기가 병근인 목양체질, 수양체질, 금음체질, 토음체질은 중간장기가 강한 쪽으로 치우쳐 있고, 최약장기가 병근인 목음체질, 수음체질, 금양체질, 토양체질은 중간장기가 약한 쪽으로 치우쳐 있다. 이때 병근 쪽으로 치우친 여섯 장부(臟腑)가 여당이 되고 나머지 네 장부는 야당이 된다.   


이 그림은 기본적으로 8체질을 여덟 방향으로 나누어 배치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중앙에는 큰 불(火)이 있고 8체질 각각의 내장구조를 오행으로 표시하고 있다. 불에 대해서 말한다면 중앙에 큰 원으로 표시한 불은 상화(相火)이고, 8체질의 내장구조에 각기 작은 원으로 표시된 화(火)는 자화(自火)를 나타낸다. 우리 지구가 속한 태양계의 상화는 태양이므로 중앙원의 화는 바로 태양이다. 그러니 이 그림은 또 태양과 지구 그리고 8체질의 관계를 표현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바깥 원의 테두리에서 해당 체질이 속하는 1/8 부분에 그 체질에 속한 개인들이 수많은 점으로 나열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수양체질과 수음체질을 합쳐서 소음인(少陰人)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것은 사상인(四象人)으로 그룹을 지었을 때의 문제이고, 사실 내장구조 배열로 본다면 수음체질은 수양체질보다는 목양체질과 더 가깝다. 

8체질배열도로 위 그림을 다시 만들면서 8체질에 절기를 배속하여 표기한 것은 서용원 원장의 초안에는 없던 것인데, 김지권 원장이 작업을 할 때 내가 추가하자는 의견을 낸 것이다.


2010년에 수유동에 있던 인수한의원에 찾아가서 고(故) 최병일 원장1)을 만난 적이 있다. 최병일 원장은 경희대학교 19기 졸업생으로 학부시절인 1971년에, 당시에 경희대학교 대학원에 재직하던 권도원 선생이 진행한 임상특강을 들었고, 동급생이던 강명자, 김기창과 함께 한국체질침학회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최병일 원장도 이 그림을 알고 있었다. 최병일 원장은 8체질과 8괘(八卦)의 배속에 관하여 궁리해보라고 알려주었다.  


그러니까 이 그림은 1970년대 초반에 이미 성립해 있었다고 추측할 수 있다.


태양을 도는 지구의 공전궤도는 태양 상화2)와 지구 자화3)가 균형을 이룬 지점의 연속이다. 상화와 자화의 이런 힘의 균형 속에서 지구는 공전궤도를 지나면서 매번 다른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다. 공전궤도 상에서 지구가 태양에 가장 가까운 때를 근일점(近日點)이라고 하고, 가장 먼 때는 원일점(遠日點)이라고 한다. 근일점은 1월에 있고, 원일점은 7월에 있다. 원일점일 때는 근일점일 때보다 7% 정도 낮은 태양에너지를 받는다고 하는데, 지구상에서는 근일점일 때보다 원일점일 때 더 덥다. 그 이유는 케플러의 제2법칙이 작용하여 근일점일 때는 공전속도가 빠르고, 원일점일 때는 공전속도가 느린 관계로 태양이 더 오래 비춰지기 때문이다.


태양에서 오는 광량의 변화와 지축(地軸)의 경사에 따라 지구에서는 사계절이 생긴다. 봄날의 햇볕은 새싹을 움트게 하고, 여름날 태양열이 강렬해지면 식물은 무성해지며, 가을엔 태양볕이 멈추며 씨앗을 맺고, 겨울에 태양볕이 멀어지면 식물은 쇠락한다. 사람에게 체질의 구분이 생긴 원리는 이를 닮은 것이다. 봄날의 기운은 목(木)이고, 여름은 토(土), 가을은 금(金), 겨울은 수(水)다. 이것들은 양(陽)이 변화되는 과정과 순환하는 단계를 각각 표현한 것이다.4)


지구의 위치에서 지축의 경사는 중요한 요소이다. 지축의 경사는 지구에 불균형을 만들었고 그 불균형에 의해 변화가 발생했다. 불균형은 조화를 추구하고 이 불균형이 서로 조화를 이루는 것이 사계절이다. 지축의 경사가 대기의 흐름을 만들듯이 지축의 경사가 오행의 구분과 기(氣)의 흐름을 만들었다.


8체질론에서 음양오행론을 보는 관점은 전통적인 동양학의 그것과는 다르다. 8체질론에서 음(陰)은 양(陽)의 상대자로서가 아니라 단지 양의 보조자이다. 양(陽)은 볕이다. 양이 있으므로 음이 의미 있는 것이지, 양이 없다면 음은 자체로 하등의 소용이 없게 된다. 오행 또한 양이 변화되는 과정과 순환하는 단계를 표현한 것이다.


볕의 증감에 따라 계절이 변하고, 식물이 생멸하고, 동물은 적응한다. 그런 현상들이 각각의 과정과 단계에 따라 목화토금수(木火土金水)로 상징되어 있다. 인체에서 오행은 자화를 분해한 것으로 각각 자화를 이루는 요소인데, 그것들의 실체는 바로 10장부(臟腑)5)이다. 환언하면 10장부가 만들어내는 생기(生氣)의 총합이 자화(自火)인 것이다.


지구에서 일어난 위와 같은 변화와 적응처럼, 해당되는 방위의 환경에 맞게 인체 자화의 강약비율(强弱比率)이 변화하였다. 그렇게 8 방위(方位)에 배속된 여덟 가지의 내장구조 배열들이 각자의 독특하고 개성적인 특징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인간의 8체질이다.6)

8체질을 북동(北東)으로부터 시계방향으로 위 도표의 순서에 따라서, 목양체질, 목음체질, 토양체질, 토음체질, 금양체질, 금음체질, 수양체질, 수음체질 순으로 4우(隅)와 4방(方)에 각각 위치시킬 수 있다. 이는 공전궤도상에서 지구가 위치하는 상태를 나타내는 것이다. 이것은 지구의 측면이고, 황도(黃道)는 지구에서 바라보는 태양의 길이니 8체질을 해당하는 절기와 서로 배합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래서 입춘, 춘분, 입하, 하지, 입추, 추분, 입동, 동지를 각각 8체질에 배합한 것이다.


동무 이제마 선생은 『동의수세보원』의 첫 문장 즉, 「성명론」의 첫 문장을 ‘천기유사(天機有四)’로 시작했다. 이것을 동무공의 우주론(宇宙論)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북한에 있는 보건성 동무유고와 남쪽에 있는 장서각 동무유고에 모두 이 부분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그 내용을 간단하게 요약하면 이렇다. 


“地方卽少陰 西方也 人倫卽太陰 北方也 世會卽少陽 東方也 天時卽太陽 南方也”
천기의 네 요소를 태소음양(太少陰陽)의 사상(四象)으로 풀고 각각 네 방위(方位)라고 한 것이다. 나는 이것을 사상인의 탄생조건(환경적 조건)이 ‘다름’을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권도원 선생은 ‘체질은 다름’이라고 정의했다. 권도원 선생의 8체질배열도는, 사상인의 탄생 조건에 대한 동무공의 인식을 자신의 8체질론에 따라 인식을 전환한 버전인 셈이다.

 

임상8체질연구회  이강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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